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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행18

[제주도 생일 여행] 숙소 추천, 라니 스테이 밖거리 이번 제주 여행은 비용을 아끼면서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자 주방이 있는 숙소를 잡았다. 그리고 한라산을 다녀온 뒤 힐링을 위해 욕조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것저것 찾아 보았다. 그 조건을 모두 만족한 후보 중 가격도 합리적인 편인 데다, 앞바다에서 돌고래를 볼 수 있다는 설명과 멋드러진 사진에 감동해서 고르게 된 숙소는 라니 스테이 밖거리. 결과적으로 숙소는 대만족이었다.  숙소는 혼자 쓸 수 있는 별채였고, 셀프 체크인 방식이었다. 차 한 대 댈 수 있는 주차 공간도 바로 앞에 마련되어 있고 입실 당일 낮에 상세하게 체크인 방법을 메시지로 보내 주셔서 어려움은 없었다. 대신 주변에 아무도 없는 독채이기도 해서 인기척을 느낀 적도 없다. 오직 귀여운 고양이만 나에게 다가올 뿐. 새벽같이 등산하.. 2024. 8. 19.
[제주도 생일 여행] 3-3. 가파도로 갑니다(2) 섬의 민박집이나 식당같은 것들은 이쪽에만 모여있는 듯했다. 도시에서 사는 나에게는 이런 모습이 정말 낯설었는데, 생각해 보니 섬이 워낙 작고 끝에서 끝까지 걸어서 약 30분 정도 거리이니 한 쪽에만 모여있을 법도 하다. 외식 메뉴는 2~3가지, 배달 메뉴는 없는 삶은 어떤 삶일까? 건물들도 참 작고 오래되었다. 올망졸망 모여있는 모습이 귀여웠다. 돈물깍이나 물턱 같은 옛시대의 흔적과 어우러져 놓인 작은 건물들이 정겹게 보였다. 작은 카페도 있고 짜장면 집이나 전집 같은 것들이 있었고 길에는 나 같은 여행객들이 보란 듯이 청보리가 일렁이고 있었다.    이대로 쭉 섬을 한 바퀴 돌려던 참에 갈래길에서 보리의 금빛이 나부끼는 게 눈에 띄었다. 상동우물 쪽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나는 홀린듯이 그쪽으로 방향을 .. 2024. 8. 10.
2-3. 비 그친 리스본에서 혼자(코르메시우 광장, 상 조르주 성) 다행히 해가 스멀스멀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포르투갈은 12월이 유독 비가 많이 온다고 하던데, 그래봐야 얼마나 되겠냐고 만만하게 봤는데 미리 말하자면 여행하는 내내 정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우산을 들고 다녀야 했다. 비 오는 날을 정말 싫어해서 한국에서도 비 오는 날은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는 나인데 우기의 한복판으로 날아오다니. 그래도 다행히 점심때가 가까워 오자 날이 점점 맑아졌다. 어제 도착할 때만 해도 한국의 여름 장마비처럼 쏟아져 내렸는데, 오늘은 부슬부슬 오더니 조금씩 파란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행 중엔 그 모든 것보다 날씨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난 자연 앞에서 한낱 미물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하늘이 보이고, 안 보이고에 따라 이렇게나 달라지니 말이다.  덕.. 2024. 7. 14.
[제주도 생일 여행] 2-2. 3대 덕을 쌓은 사람이 백록담을 본다지? 관음사 코스에서 유명한 랜드마크라고 하면 바로 '삼각봉'이다. 삼각봉 대피소에서 올려다보면  대피소 뒤로 삼각봉이 웅장한 위용을 뽐내며 서 있다. 여기가 해발 1500M 정도 되는 지점이니, 거의 다 왔다고 할 수 있다. 날이 덥고 이쯤 되니 지대가 높아 그늘을 드리워 주는 높은 나무가 없어 온몸이 뜨겁게 달아오른다. 하지만 이 경치를 보니 기분이 많이 풀린다고 할까? 대피소엔 화장실도 있고 벤치도 있고 전망대도 있다.    하지만 그늘진 곳이 많지 않아 뙤약볕에서 쉬어야 할 확률이 높다. 선글라스나 챙이 큰 모자, 토시 같이 햇빛을 막아줄 수 있는 아이템들을 챙겨 가야 좀더 쾌적하게 쉴 수 있다. 그래도 벤치가 많이 있어 사람들이 도란도란 모여 도시락도 먹고 쉬기도 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소녀처.. 2024. 6. 28.
[제주도 생일 여행] 1. 나에게 주는 생일선물, 제주도로 퇴근하기 하나둘 친구들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으면서 생일을 챙기기가 쉽지 않아 졌다. 특히나 내 생일이 평일일 땐 당일에 만나는 건 쉽지 않다. 1년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날은 내 생일인데, 방구석에서 혼자 미역국 끓여 먹으면서 보내는 것도 좋지만 좀 더 특별하고 기분 좋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항공권을 끊었다.  그리고 생일날. 내가 다니는 회사는 생일 선물로 당일에 조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래서 조퇴하고 바로 공항으로 직행. 바리바리 짐을 싸서 가는 출근길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막상 캐리어를 바로 들고 퇴근하니 마음이 얼마나 홀가분하고 들뜨던지. 날씨조차 완벽했다. 민소매에 남방, 면바지를 입고 출근했던 오늘. 셔츠 단추를 꼭꼭 잠그고 바지에 넣어 입고 출근했다가 퇴근하고 지하철을 타자마자 남방을 .. 2024. 6. 22.
2-2. 포르투갈이랑 친해져야지(리스본 시내 투어) 바쁘던 참에 도망치듯 여행을 온 거라 아무래도 준비가 철저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유럽의 분위기에 들뜨긴 했지만 아무래도 아는 게 많지 않으니 아쉬움이 좀 있었다. 급하게 짐을 싸다가 디카 충전기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됐다. 배터리가 하루보단 오래가는 카메라니까 여분 배터리까지 2개의 배터리로 아껴가며 써야겠다. 설상가상으로 한국에서 급하게 사온 유심은 제대로 동작을 하지 않았다. 로밍 무료 시대가 열린 게 얼마나 다행인 지. 구글 맵의 존재가 얼마나 행운인 지. 아니었으면 아무것도 못 하고 보다폰 대리점 여는 시간만 기다릴 뻔했다. 새 유심을 꽂으니 폰이 그냥 먹통이 되어 버려서 어젠 아무것도 못했다.  하여튼 산타후스타 엘리베이터를 타고 리스본 상부로 올라왔으니 근처를 슬슬 걸으며 .. 2024. 6. 21.
2-1. 리스본과의 첫 인사(산타 후스타 엘리베이터 후기) 시차 적응을 위해 프랑크푸르트에서 리스본으로 오는 비행기에서는 잠을 안 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목베개도 넣어 두고 버텼는데, 비행기 엔진 소리만 들으면 무조건 반사로 눈이 감기는 나. 목에 담만 걸리고 어젯 밤엔 잠을 설쳤다. 늦잠을 자고 싶었는데 비행기에서 너무 푹 자는 바람에 그것도 못 했다. 해가 갈 수록 조금씩 시차 적응이 어려워지는 것은 기분 탓인가? 어쨌든 덕분에 아침 시간을 아주 여유롭게 보냈다. 오늘도 리스본은 아침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다. 숙소에서 조식을 먹었는데, 포르투갈은 숙소 조식에도 에그타르트가 나온다. 오늘부터는 1일 1에타(=에그타르트) 해줘야지! 그래도 첫날 숙소를 괜찮은 곳으로 고른 덕에 여독을 많이 풀고 아침 시간도 잘 보냈다. 좋은 곳에 계속 묵으면 좋지만.. 2024. 6. 7.
[제주도 생일 여행] 제주도에 가면 하나로마트에 가보세요 얼마 전 생일을 맞아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다. 이번 제주도 여행은 너무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기억이었다. 제주도에 혼자 간 것도 처음이었고 주요 관광지에 가지 않고 이렇게 내 맘대로 여유롭게 여행하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제주도 여행 후기를 차근차근 풀 생각이지만 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그 무엇보다 제주도 하나로마트라 하루 빨리 후기를 올리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일단 냅다 하나로마트 이야기를 풀고 시작하련다.  제주도는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대형마트 체인점 보다는 하나로마트가 알찬 것 같았다. 평소에 장을 볼 때도 질 좋은 제철 식재료를 사고 싶어질 땐(특히 나물이나 과일) 하나로마트를 애용하는데, 아마 제주도에서는 거기에서만 먹어보고 싶은 신선식품이 워낙 많기 때문에 지역색이 뚜렷한 물.. 2024. 6. 4.
1. 이동만 하다 끝난 하루지만 그래도 좋아 코로나 이후 혼자 떠나 해외여행은 처음이었다(여름에 미국 출장+여행을 한번 갔지만, 그건 다른 거니까). 해외에 갈 때도 자가격리가 불필요해지고 이젠 백신 접종 확인서나 진단서 없이 입국할 수 있게 되어 그야말로 하늘길이 활짝 열렸다. 신난 사람들은 공항으로 쏟아져 나온 듯했다.    그 사이 항공편도 많이 없어졌다. 코로나 이전에 생겼던 포르투갈행 직항 비행편이 다시 사라졌다. 항공권 가격도 전 같지 않았다. 특가표 열심히 잡던 나인데 제 값 주고 비행기를 타려니 결제할 때 조금 손이 떨렸다. 더 심각하게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에 전쟁이 발발했고 그 바람에 유럽에 가는 항공 노선들은 러시아 상공을 지나지 않도록 우회하게 되어 비행 시간이 두세시간쯤 늘었다(전쟁은 결코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제발 어서.. 2024.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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