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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공5

8-1.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비 팩토리 쇼핑 후기) 친구들 그리고 가이드님, 기사님과 함께하는 투어의 마지막 날. 밤새 내린 비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오락가락하는 비에 날이 꽤 추워서 7월인데도 긴팔, 긴바지를 챙겨 입고 길을 나섰다. 몽골은 7월이 가장 덥다고 하는데, 가장 더운 계절도 이런 날씨라니 겨울은 얼마나 추울지 상상이 안 된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플립이나 폴드처럼 접히는 핸드폰은 한겨울 날씨에 액정이 깨지기도 한다고 했다. 그나마 날이 습하지 않아서 체감 온도는 실제보다 높은 편이라곤 한다. 하얗게 눈이 쌓인 몽골의 겨울도 너무 아름다울 것 같아 궁금하면서도, 추위를 많이 타는 나로서는 감히 와보겠다는 엄두가 나질 않는다. 오늘도 캠프에서 간단히 조식을 먹고 출발한다. 여행자 캠프의 조식은 대부분 짠 것처럼 계란, 빵, 소시지, 오.. 2023. 9. 27.
6-2. 도트 리조트에서의 낮과 밤(1) 촐로트 계곡을 지나 도트 리조트(쳉헤르 온천)까지는 또 한참을 달려야 했다. 숙소에서 떠나온 지 어느덧 4시간이 지날 무렵. 슬슬 화장실 신호가 오기 시작했다(일행 모두). 큰 볼 일이 급한 적이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몽골 초원에서 화장실에 가려면 슬쩍 가이드님을 불러서 얘기를 하면 된다. 그때부터 기사님과 가이드님은 지형지물을 살피기 시작하고 적당한 곳(몸이 가려질 만한 곳)이 보이면 곧장 그쪽으로 차를 대주신다. 이번에는 온통 초원이고 평지라 장소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신 듯했다. 한참을 두리번거려도 마땅해 보이는 곳이 나오지 않자 초조한 듯 목을 빼며 쳐다보시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기까지 했다. 몇 분이 지나 드디어 발견한 곳은 평지에 얕은 흙더미가 있고 그 뒤로 땅이 조금 패인 곳이었는데, 주.. 2023. 9. 16.
4-1. 여긴 유제품 천국이야 이틀 동안 머물렀던 천국 같은 홉스골을 떠날 시간이 왔다. 7시에 아침을 먹고 8시에 출발하기로 했다. 너무 아름답고 평화로워서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은 곳. 우리에게도 바다가 된 홉스골을 떠나야 한다는 게 몹시 아쉬워서 아침 일찍 일어나 호수를 한 번 더 보고 가기로 했다. 게르 문을 나서니 바로 앞에 소가 와 있었다. 이게 바로 몽골이지. 홉스골에 오기 전에는 호숫가에서 조깅을 하고 싶다는 로망 같은 것이 있었는데(운동용 레깅스도 챙겨 간, 로망에 진심인 사람) 솔직히 몽골은 길이 너무 안 좋아서 조깅을 하기는 아무래도 어려웠다. 풀밭의 풀은 길이가 길고 야크나 소들이 출퇴근하면서 똥이 널려 있었기 때문에 걷는 것도 똥을 피해 다니느라 더뎠다. 호숫가는 자갈밭이라 역시 움직이기가 쉽지 않았다. 잘못 .. 2023. 9. 2.
1-4. 캠프 입성, 그리고 날씨 요정의 트레킹 점심까지 맛있게 먹고 캠프로 가는 길. 오전 내내 실컷 자고 났더니 드디어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놀라울 만큼 초원에 가축들이 많이 있었는데, 차를 무서워하지도 않고 제 갈 길을 간다. 기사님도 그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 기다리기도 하고 사이를 비집고 가기도 하며 능숙한 운전을 이어 가셨다. 한국이라면 길가에 사체 몇 마리는 흔하지 않았을까? 몽골 사람들은 진정 자연과 어울려 지낼 줄 아는 사람들인 것 같다. 몽골의 길이란 이런 것. 날씨가 좋으니까 한낮의 날씨는 아주 더웠다. 푸르공의 최대 단점이라면 에어컨이 없다는 것. 60년대에 러시아에서 군용 차량으로 만들어졌다는 이 차는 엔진도 앞 좌석 옆에 있어 열을 내뿜는 와중에 에어컨이 없어서 해가 쨍한 날이면 실내가 무척 더워진다(고비에 푸르공 타.. 2023. 8. 23.
1-2. 도시락 먹고 갈래요? 해 뜰 녘 탁 트인 초원의 평화로운 풍경은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우리 일행은 뉴질랜드 여행을 하면서 만났는데(언젠가는 뉴질랜드 생활 이야기도 꼭 써야지...), 바깥 풍경을 보면서 동시에 여긴 정말 뉴질랜드 같다고 했다. 넓고 푸른 들판과 사람보다 많은 가축들이 노니는 모습이 비슷하게 느껴진 것 같다. 대신 몽골이 스케일이 훨씬 컸다. 하지만 감탄도 잠시. 짧은 비행시간에 잠이 충분하지 못했던 나는,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잠을 자서 체력을 충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차에 타자마자 필요하다고 생각한 몇 가지 물건을 백팩에 옮겨 두고 판초를 눈가리개 삼아 잠을 청했다. 생각보다 푸르공 좌석이 푹신했고 울란바토르 공항에서 나오는 길은 포장도 되어 있어서 자는데 불편함이 없었다(물론 이후에는.. 2023.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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