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울란바토르9

12. 다시 만나는 날까지 바야를라, 몽골(울란바토르 공항 맛집) 몽골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아쉬운 마음이 가시지 않아 일찍 눈이 떠졌다. 대충 아침을 챙겨 먹고 마지막으로 울란바토르 시내를 산책해 본다. 번개가 내리치더니 밤 사이에 비가 잔뜩 온 듯 물 웅덩이가 여기저기 있었는데, 오늘은 거짓말처럼 또 날씨가 화창하다. 푸드트럭이 즐비했던 국영백화점 앞 광장도 둘러 보고 그동안 가보지 않은 길도 쭉 둘러보았다. 귀여운 길냥이도 만나고 몽골에 처음 들어왔다는 아이리쉬 펍도 만나고. 언젠가 다시 온다면 저 펍에는 한 번 가봐야겠다고 다짐하며 눈에 꾸욱 눌러 담아 두었다. 어느덧 떠날 시간. 미리 여행사에 추가 픽업을 요청해 두었던 터라 숙소 앞으로 기사님이 데리러 오셨다. 다른 여행사 픽업보다 조금 비싸긴 했는데 나만 태우고 가주신 데다가 유창한 영어를 할 수 있는 처음.. 2023. 12. 31.
11-4. 마지막 밤은 화려하게(울란바토르 맛집 후기) 트레킹 일정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국영백화점에 내려 숙소 근처에 있는 버블티 전문점에 가서 당과 수분을 급속충전했다. 평소에 밀크티를 엄청나게 좋아해서 대만에서도 신나게 먹었는데, 몽골에도 지점이 있다니! 그냥 지나치긴 아쉬운 맛집이었다. 버블티는 진하고 맛있었고, 타피오카도 적당히 쫀득하니 과연 맛집이라 할 만했다. 그런데 몽골답게 특유의 진한 원유 맛이 느껴졌다. 쉽게 먹을 수 없는 시원한 음료라 잔뜩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얼음이 많지 않고 우유도 미지근했는데, 음료를 흔들면 뚜껑이 새서 아쉬운 대로 먹어야 했다. 그래도 정말 대만족. 카페도 귀엽고 직원 분들과 영어로 소통도 가능했다. 🧋 울란바토르 버블티 맛집 정보 이름 : Panda Bubble Tea Mongolia 장소 : Ulaanb.. 2023. 12. 31.
11-3. 몽골 올레길 3코스 트레킹 (3) 날이 더워지니 점점 발걸음이 무거워졌다. 진창에 발이 슬슬 빠지기 시작하고. 발을 빠지는 걸 피하려 어쩔 수 없이 언덕 아래의 둘레길이 아닌 언덕 위쪽으로 피해 가려다 보니 코스가 더 길어지고 힘들어졌다. 다니다 보니 발이 너무 깊이 빠져서 도저히 이동할 수 없을 것 같은 곳이 나왔는데,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가이드님이 위험해서 안 된다며 기어이 나를 업고 길을 건너 주셨다. 몽골에서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쪘을 것 같은데...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가이드님. 걷다 보니 길이 탁 트인 언덕이 나타났는데, 얼마나 꽃이 많이 피어 있던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사람이 없어 이렇게 예쁜 초원을 전세낸 것처럼 걸을 수 있다니 가슴이 벅찼다. 파란 하늘 아래에 이렇게 초록초록하고 꽃이 잔뜩 피어있는 초원이라니 정.. 2023. 12. 30.
11-2. 몽골 올레길 3코스 트레킹 (2) 탁 트인 초원을 지나고 나니 이번엔 숲이 나타났다. 몽골에서 이렇게 울창하고 빽빽하게 나무가 자란 곳을 보는 일이 흔치 않아 더욱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진짜 트레킹 하는 맛도 나고. 확실히 주변에 물이 많으니 나무나 풀이 잘 자라는데, 이렇게 가는 곳마다 물의 양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는 게 참 신기했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는 어딜 가든 주변 물의 양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는 일이 없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일인데 몽골을 여행하고 보니 이렇게 어딜가나 식물이 자라기에 충분한 물이 있다는 것은 감사할 일인 것 같다. 덕분에 화장실에 가는 것도 씻는 것도 큰 불편함 없이 살고 있지 않은가. 지방 어딜 가나 물놀이도 할 수 있고. 그나저나 안쪽으로 들어가다 보니 점점 물이 많이 고여 있었다. 산이 스펀지처럼 물.. 2023. 12. 30.
11-1. 몽골 올레길 3코스 트레킹 (1) 원래는 울란바토르 근교 복드항산의 체체궁을 오르고 싶었다. 어느 순간부터 여행을 가면 트레킹을 꼭 해보고 싶어 진다. 걸으면서 느낄 수 있는 건 지나가면서 인증샷을 찍고 끝나는 여행과는 그 진득함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주변에 트레킹을 좋아하는 친구가 없어서 혼자 여행하는 기회만 오면 트레킹 코스를 찾아본다. 그래서 제일 처음 예약한 게 체체궁 트레킹 투어였다. 그런데 어제 울란바토르 여행을 하면서 여행사에서 연락이 왔다. 이틀 전 내린 비 때문에 체체궁 진입이 어려워 투어를 취소해야 한다는 것. 다른 코스나 대안이 있을 지 틈틈이 알아봤지만 가능한 방법이 없는 것 같았다. 울란바토르 시내에는 도저히 궁금한 게 없는 나로서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하지만 다년간 수십번의 여행으로 다져진 건.. 2023. 12. 29.
10-3. 울란바토르 프라이빗 투어 울란바토르는 교통 체증으로 악명이 높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읽은 책 내용에 따르면 인구는 터질 듯이 많은데 그 인구를 수용할 만큼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심지어는 택시도 정규 택시가 있거나 우버가 발달한 게 아니고 개인 승용차를 택시처럼도 사용한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행자에게는 최악이라고 밖엔. 사실상 조금 먼 곳으로 이동하려면 선택권이 택시 밖에 없는데 혼자 여행하는 입장에선 그게 꽤나 불안한 요소라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마침 돈을 밝히는(점심을 먹으면서도 열받는 에피소드가 있었지만 자세히 쓰지 않겠다.) 기사님을 만난 건 운명처럼 여겨졌다. 차라리 이 기회를 이용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뜻밖의 프라이빗 투어를 문의하게 되었다. 울란바토르에서 내가 가보고 싶었던.. 2023. 12. 10.
8-3. 도시 기행 2편(더불 샤부샤부) 쇼핑을 마치고 저녁 예약 시간까지 좀 남아서 덤으로 시내관광을 할 수 있었다. 투어 일정의 마지막 날을 알차게 보낼 수 있어 몹시 기분이 좋았다. 달달거리는 푸르공을 타고 수흐바타르 광장으로 갔다. 국영백화점에서 수흐바타르 광장까지는 걸어서도 갈 수 있을만한 거리인데, 걸어서도 차를 타고도 20분 정도 걸리는 것 같았다(참고로 차를 타고 가는 게 더 오래 걸릴 때도 많다고 한다). 시내 한복판에 큰 광장이 있고 그 앞에는 몽골 정부청사가 있는 데다 광장에 칭기즈 칸 동상이나 수흐바타르 장군 동상이 있는 게 광화문 광장이랑 몹시 비슷했다(알고 보니 비슷한 건 이것뿐만이 아니었다. 다른 비슷한 점은 다른 기회에...). 심지어는 한쪽에 푸드트럭 존이 있었는데 떡볶이도 팔고 있었다. 나 벌써 한국에 온 건가?.. 2023. 9. 30.
8-2. 도시 기행 1편(국영백화점 쇼핑) 쇼핑을 마친 뒤 이제 진짜 울란바토르 시내로 입성한다. 첫날 공항에서 내린 것 말고는 울란바토르에는 처음 가보는 거였는데, 그동안 봐온 몽골의 모습과는 달리 몹시 현대적이었고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낯설었다. 일주일 동안 주변엔 산과 초원 밖에 없는 풍경에 익숙해져서 조금은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삭막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우리와 함께 해 온 낡은 푸르공도 울란바토르에는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누가 봐도 관광객이다 싶은지 시선을 주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울란바토르 국영백화점은 몽골에서 규모가 가장 큰 백화점으로(그렇지만 5층 규모), 다양하고 질 좋은 기념품을 판매한다. 공산주의 시절에 나라에서 만들어 운영한 백화점이었는데, 100년이나 된 유서 깊은 건물이며 울란바토르에게는 상징적인 곳이라고 할 .. 2023. 9. 28.
1-1. 드디어 몽골로 출발(몽골항공 후기 및 꿀팁) 발권 때까지만 해도 별생각을 못하고 그냥 토요일 출발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출발 전에 여행 일정을 정리하려다 항공권을 다시 보니 토요일은 토요일인데 오전 1시 45분 출발이었다. 즉, 금요일 밤에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는 뜻. 부랴부랴 며칠 전부터 짐을 싸두고 기내용 수화물은 미리 케이스까지 씌워 두었다. 짐이 많고 편한 옷을 입어야 해서 회사에 짐을 가져가거나 하지는 못하고, 짐을 모두 세팅해 둔 채로 출근하기로 했다. 조금 이르게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밥을 빨리 챙겨 먹고 공항버스를 잡아 탔다. 회사에서는 긴 부재기간을 대비해 많은 일을 정리해두어야 했는데, 퇴근하고도 부랴부랴 길을 나서야 하다니. 휴가를 가는데 출발 전부터 숨이 차도록 바빴다. 사계절 옷을 다 챙겨야 하고 게르에 부족한 게 많아 온갖 .. 2023. 8. 20.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