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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몽골몽골, 우리의 여름

1-1. 드디어 몽골로 출발(몽골항공 후기 및 꿀팁)

by 이냐니뇨 2023. 8. 20.

발권 때까지만 해도 별생각을 못하고 그냥 토요일 출발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출발 전에 여행 일정을 정리하려다 항공권을 다시 보니 토요일은 토요일인데 오전 1시 45분 출발이었다. 즉, 금요일 밤에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는 뜻. 부랴부랴 며칠 전부터 짐을 싸두고 기내용 수화물은 미리 케이스까지 씌워 두었다.
 
짐이 많고 편한 옷을 입어야 해서 회사에 짐을 가져가거나 하지는 못하고, 짐을 모두 세팅해 둔 채로 출근하기로 했다. 조금 이르게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밥을 빨리 챙겨 먹고 공항버스를 잡아 탔다. 회사에서는 긴 부재기간을 대비해 많은 일을 정리해두어야 했는데, 퇴근하고도 부랴부랴 길을 나서야 하다니. 휴가를 가는데 출발 전부터 숨이 차도록 바빴다. 사계절 옷을 다 챙겨야 하고 게르에 부족한 게 많아 온갖 잡동사니를 다 챙기는 바람에 수화물용 캐리어에 더해 기내용 수화물을 하나 더 챙긴 나는 7월의 후덥지근한 날씨에 버스를 타러 가는 것만으로도 기운이 쭉 빠졌다.
 
 
MIAT 몽골 항공은 게이트도 안쪽에 위치해 있고 비행기도 3*3 좌석으로 귀여운 수준이었다. 낡고 몹시 좁다는 후기를 보면서 우리는 "고가의 저가 항공"이라며 비웃었다. 슬슬 졸음을 참는 데 한계가 올 때쯤 탑승 시간이 다가왔다. 비행기가 작다 보니 존을 구분하지 않고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 고객만 나누어 태운다. 몽골에 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짐이 많다. 사정을 이해해서인지 체크인 과정에서 휴대용 수화물의 크기나 무게를 까다롭게 검사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더더욱 승객들의 짐이 차고 넘친다(위탁 수화물 23kg, 기내 수화물 5kg까지 허용). 가급적 빨리 비행기에 타야 자리 바로 위에 있는 선반에 내 짐을 놓을 수 있다.
 
오! 반짝이는 비행기가 우리를 맞았다. 운 좋게도 새 비행기에 타게된 것이다. 좌석 아래에 발 놓을 자리도 없을 만큼 내부가 작고 좌석 간격이 좁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었는데 내 백팩도 들어가고 발도 편히 놓을 수 있었다. 그동안 졸음을 참아왔고 원래 탈것만 타면 잘 자는 나는, 감탄도 잠시 곧 잠이 들었다.
 

 
 
세상모르고 자고 있다 보니 기내식이 도착했다. 3시간 30분이 채 안 걸리는 짧은 비행인데도 국적기라서 그런지 기내식을 준비해 준다(개인적으로는 기내식을 주지 말고 항공권 가격을 조금 낮춰주면 좋겠다). 비행시간이 짧아서인지 비행기에 타자마자 식사를 준비하는 것 같았는데, 내가 출발했을 때는 장마철이라 비가 많이 와서인지 이륙 직후 돌풍을 만난 것 같았다. 그래서 식사가 좀 늦어졌고 자느라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이륙 후 1시간이 넘어서 식사를 주셨던 것 같다. 사실상 비행시간의 한가운데에 식사를 준 것. 충분히 자기가 어려운 조건이었다.
 
기내식은 닭고기(치킨+파스타)와 소고기(비프+라이스) 2가지였는데 후기에서 치킨이 맛있다고들 하여 치킨을 골랐다. 생각보다 샐러드도 신선하고 맛있었고 디저트로 나온 후레쉬 베리도 반가웠다(와인은 별로였다). 옆자리에 앉은 친구는 소고기를 골랐는데 장조림이나 갈비찜 같은 익숙한 맛. 소고기도 맛이 괜찮았다고 했다.
 
 

 
 
기내식을 먹고 조금 더 자고 나니 어느덧 징기스 칸 국제공항에 도착. 항공 스케줄에 있던 것보다 조금 빠른, 4시 반 정도 되는 시간이었다. 공항은 아주 작았는데, 이른 시간부터 바로 투어 일정을 시작해야 하는 여행객들과 그들을 맞기 위해 나온 여행사 직원, 가이드 분들로 붐비고 있었다. 언뜻 돌아보니 탐앤탐스와 버거킹이 보여서 언뜻 한국에 있는 작은 공항에 온 게 아닐까 생각하게 했다.
 
 
공항에서 우리를 데리러 온 가이드님을 만나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었는데,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한국말도 너무 잘하시는 가이드님이 오셨다. 일찍 예약한 덕에 여성 가이드분을 요청드렸고, 요즘 여자분들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해서 영어를 하시는 가이드님이어도 상관없다고 했었는데 한국어를 너무 자연스럽게 하시는 분이라 크게 안심이 됐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국어 전공을 하고 한국에 9년 정도 살다 오신 분이라고 했다. 여행 내내 농담도 잘하시고 설명도 아주 잘해주셔서 운이 좋다고 매일 느끼며 다니게 됐다.
 
곧 여행사에 사전에 신청해두었던 몽골 투그릭 화폐들을 받고, 현지 유심도 받았다. 우리는 모비콤 유심을 받았는데, 4자리 핀이 기본으로 '0000'이라 어렵게 외울 일은 없었다. 폰을 껐다 켤 때마다 핀번호를 입력해야 하니, 유심에 따라 친구들과 핀번호를 교환해서 메모해두어야 하는데, 우리는 각자의 연락처만 추가해 두고 공항에서 나왔다. 그리고 우리를 반겨 주는 귀여운 푸르공을 맞아 짐을 실은 뒤 길을 나섰다. 밖은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정말 꽉 채우는 첫날 일정).
 
 

해 뜨는 시간의 징기스 칸 공항
푸르공을 타면 보이는 풍경. 몽골에 왔다는 게 절절하게 실감 났다.

 
 

🍯 다시 한 번 정리해 보는 몽골 MIAT 항공 꿀팁

1. 항공권 예매는 ASAP, 성수기에는 특가가 없어 빨리 살 수록 저렴하고 투어 상품도 일찍 예약할수록 좋기 때문!
2. 최대한 빨리 탑승해서 좌석 선반 위에 짐 올려 두기.
3. 정책 상 기내용 수화물에 치약이나 홍삼 같은 끈적거리는 액체류는 금지. 용량이 작더라도 수화물로 넣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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