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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몽골몽골, 우리의 여름

프롤로그. 다분히 J적인 몽골 여행 준비

by 이냐니뇨 2023. 8. 15.

올여름휴가는 11박 13일의 몽골 여행이었다. 사실은 20년도에 가려고 마음먹었던 곳인데 갑작스러운 코로나 사태로 여행 계획이 취소된 뒤, 하늘길이 열리자마자 같이 가기로 했던 친구들과 함께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몽골 여행은 일찍부터 준비할 게 꽤 많았는데, 나도 친구들도 모두 MBTI가 J라 준비성 하나는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았다. 다만 나는 회사에서 리프레시 휴가가 나오는 해라 휴가를 조금 더 길게 쓸 수 있어서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 혼자 남아 하는 여행 2가지를 모두 즐기고 올 수 있었다. 그렇게 떠난 몽골은 감히 나의 인생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마음에 쏙 드는 곳이었다.
 
 

 
 

PART 1. 친구들과 함께하는 8박 9일 홉스골 투어

몽골은 국제운전면허증만 가지고는 운전을 할 수 없으며, 길이나 대중교통도 제대로 없어서 자유여행을 하기가 극히 힘든 곳이다. 우리는 일찌감치 기사님과 가이드님을 섭외해 푸르공을 타고 떠나는 여행을 하기로 했고, 몇 번의 화상 회의를 통해 항공편과 여행사, 여행 코스를 골랐다. 출발 날짜는 별을 잘 볼 수 있도록 달이 가장 작은 날(음력 달력을 보고)로 했다.
 
자료도 찾아보고 상담도 해 본 뒤에 고른 건 조이몽골리아를 통해 홉스골(몽골 북부) 7박 8일 투어. MIAT 몽골항공을 타고 토요일 새벽에 출발해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여행사에서 픽업을 나와 투어를 시작하는 일정이었다. 여행사에서 사전 상담 시, 이렇게 하면 이동 시간이 긴 몽골에서 좀더 효율적으로 여행할 수 있다고 해서 정하게 된 스케줄이었다.
 
 
항공권을 구입한 뒤, 확정 스케줄로 상담을 받고 견적을 요청했더니 상세 일정표까지 짜서 주셨다. 상담 시에 원하는 내용을 분명하게 말해야 하는데 우리는 여자들끼리 떠나는 여행이니 가이드님도 여자분으로 해달라고 요청 드렸고, 한국어 가능하신 분이면 가장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영어로 대화가 가능한 분도 괜찮다고 이야기했다. 차량은 푸르공으로 해주시되 차량 좌석에 목받침이 빠짐없이 있는 지 꼭 확인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가능하면 충전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차량에서 충전은 아주 느리다고 했고, 결국 충전기 없이 나타나셨다.
 
일정 중 세부적인 내용은 조율이 가능한 것 같고 여행을 하면서 당연히 바뀔 수 있지만 우리는 처음 받았던 스케줄을 따라 무탈히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요즘 몽골에 관광객이 많아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후기를 꼼꼼히 찾아본 뒤 여행사를 고르기도 했고, 7월 중순 여행을 3월 초에 확정한 덕분에 불미스러운 일은 겪지 않았다. 현지에서 가이드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봐도 이상한 여행사가 정말 많아서 여행 일정이 취소되는 일도 있다고 하니 후기를 꼭 꼼꼼히 찾아보고 가는 게 좋겠다.
 

여행 전 사고를 걱정해 확인했던 내용 일부

 
 
아래는 우리가 받았던 일정. 참고로 푸르공이 일반 도로에서는 속도를 잘 못내는 차이기도 하고, 포장도로가 많지 않은 몽골은 길의 상태나 날씨에 따라 이동 시간 차이가 많이 나서 일정표에 있던 소요시간은 큰 의미가 없었다. 그보다는 그날의 이동거리와 비포장도로가 얼마나 되는지가 중요하다.
 

우리의 투어 지도, 출처 : 조이몽골리아 여행 브로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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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나 혼자 떠나는 울란바토르&근교 3박 4일 여행

친구들은 8박 9일 투어를 마치고 떠나고 나는 몽골에 며칠 더 머무르며 울란바토르 근교를 여행하기로 했다. 홉스골 투어 일정에 울란바토르 시내 투어 일정이나 테를지 국립공원(나혼자산다에 나왔던 곳) 투어 일정이 없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기왕 간 김에 볼 거 다 보고 와야겠다는 마음으로 다녀왔는데, 여럿이 함께 여행하다 혼자 남으려니 허전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후회 없이 잘 놀다 왔다.
 

 
 

부록. 여행 준비를 위한 추가 정보

✈️ 항공편

23년 6월 1일부로 한국인의 몽골 여행이 무비자로 가능하게 되고, 여러 방송에서 몽골 여행을 다루게 되면서 항공편이 증편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몽골의 여름은 7월 뿐인데다 나담 축제 기간도 있어 7월 항공편은 구하기 어렵고 특가도 없다고 봐야 한다. 빨리 살 수록 이득이라는 점. 나는 3월 1일에 70만 원이 조금 안 되는 가격에 항공권을 구매했는데, 여행 가서 만난 사람들 중 좀 더 늦게 항공권을 산 사람들은 8~90만 원에 샀다고 했다.
 

🛍️ 준비물

챙겨가면 좋은 것 꼭 안 챙겨가도 되는 것
빨래줄(제일 잘 쓴 것 중 하나)
자외선 차단 용품 : 썬크림 잔뜩, 쿨토시, 쿨마스크, 선글라스
보습 용품 : 립밤, 수분크림, 핸드크림
랜턴이나 헤드랜턴
게르에서 쓸 거치형 거울, 헤어 드라이어, 옷걸이/바지걸이
분무기 헤드(물을 뿌려서 구겨진 옷을 펴 말리기 좋다)
판초(사진용으로 샀는데 일교차가 커서 의외로 실용적)
모기기피제(벌레가 많았는데 덕분에 안 물리고 살아남았다)
손 소독제, 종이 비누(화장실에 비누가 없을 때가 많다)
돗자리(별 볼 때도, 피크닉할 때도, 술 마실 때도 잘 썼다)
비누(간단한 빨래를 할 수 있으면 좋다)
삼각대(단체 사진, 별 사진 찍을 때 필수!)
긴 멀티탭(게르 콘센트 위치가 랜덤이라 꼭 필요하다)
목베개(이동 시간이 길어서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
핫초코(별 보면서 먹으니까 행복지수 UP)
은박지(챙겨가서 화목난로에 감자를 넣어 구워 먹으면 좋다)
과도
물티슈, 휴지(첫 날 마트에 가보니 다 있었다)
라면, 참치, 김치, 소스(이것도 그냥 마트에서 사면 된다)
방석(개인 취향, 난 푸르공에서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멀미약(차에서 잘 잔다면 필요 없다)
보드게임(생각보다 게르에서 바빠서 할 시간이 없었다)
대용량 보조배터리(10,000짜리 하나면 충분하다)
드라이 샴푸(홉스골 코스에서는 매일 씻을 수 있음)
수건(수건을 구비한 게르도 있으니 여분 1개만 가져가면 된다)
침낭(투어에 포함되어 있는 지 확인해보자)
모기 기피제(벌레가 많아서 정말 유용했다)

 
참고로 현지에서 대야랑 보온 도시락통을 샀는데 정말 잘 썼다. 보온통은 정말 애착인형처럼 가지고 다닐 정도. 얼음을 보온통에 넣어 두면 녹지 않고 오래 가서 보드카 먹을 때 좋았고, 시원한 물을 먹기에도 좋았다. 보온 도시락통이라 안에 플라스틱 그릇이 2가지 겹쳐져 있었는데 이건 안주 그릇으로 알차게 썼다.
수압이 약하고 온수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대야가 있으면 물을 받아 씻기 좋다. 그거 말고도 얼음을 사거나 물을 받아와서 음료수를 넣어 식힐 때도 쓰고 간단한 설거지나 감자를 씻을 때도 유용했다.
 

📢 언어/소통

몽골어를 쓰고, 러시아 알파벳인 키릴 문자로 적는다. 표지판이나 간판에 외국어가 거의 없어서 이해하기 어렵다. 번역기를 써도 몽골어는 쓰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인지 매끄럽지 않았다. 식당에서 주문을 하려면 몇 가지 메뉴는 이름을 알아가는 것이 좋다.
영어를 못 한다고 보면 된다. 울란바토르 시내 숙소 직원 분들은 영어가 가능한데, 유창한 수준은 아닌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시내 식당이나 카페에서도 기본적인 소통만 가능한 정도였다. 수도를 벗어나면 몽골어만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번역기로 겨우 소통하는 수준이었으니 몽골어로 인사말 정도는 외워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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