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몽골몽골, 우리의 여름42 1-5. 게르에서의 첫날밤(SONY RX100 M6로 별 사진 찍기) 오랑 터거에서 돌아와 캠프에서 저녁을 먹을 때쯤에는 날이 몹시 밝아졌다. 몽골은 하늘이 낮아서인지,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인지 구름의 움직임이 아주 잘 보인다. 어느덧 흩어진 구름과 해가 지기 시작한 하늘을 보며 오늘 밤에 별이 뜰 일을 몹시 기대하게 되었다. 몽골의 여름은 낮이 무척 길어서 저녁 8시나 되어야 해가 뉘엿뉘엿 기울고, 10시쯤에야 날이 어두워진다. 저녁식사는 캠프 내 식당에서 주셨는데, 무 샐러드와 카레라이스가 나왔다. 채소를 못 먹을까 봐 걱정했는데 샐러드라니 반가워서 신나게 먹었고, 카레라이스야 당연히 익숙한 음식이라 또 맛있게 먹었다. 가장 좋았던 것 캠프 식당의 뷰. 2층 창가에서 식사를 했는데 게르처럼 생긴 목조 건물을 빙 두르고 창문이 나 있다. 넓은 초원이 보이는 모습이 마음.. 2023. 8. 24. 1-4. 캠프 입성, 그리고 날씨 요정의 트레킹 점심까지 맛있게 먹고 캠프로 가는 길. 오전 내내 실컷 자고 났더니 드디어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놀라울 만큼 초원에 가축들이 많이 있었는데, 차를 무서워하지도 않고 제 갈 길을 간다. 기사님도 그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 기다리기도 하고 사이를 비집고 가기도 하며 능숙한 운전을 이어 가셨다. 한국이라면 길가에 사체 몇 마리는 흔하지 않았을까? 몽골 사람들은 진정 자연과 어울려 지낼 줄 아는 사람들인 것 같다. 몽골의 길이란 이런 것. 날씨가 좋으니까 한낮의 날씨는 아주 더웠다. 푸르공의 최대 단점이라면 에어컨이 없다는 것. 60년대에 러시아에서 군용 차량으로 만들어졌다는 이 차는 엔진도 앞 좌석 옆에 있어 열을 내뿜는 와중에 에어컨이 없어서 해가 쨍한 날이면 실내가 무척 더워진다(고비에 푸르공 타.. 2023. 8. 23. 1-3. 몽골 마트에서 장보기(+첫 현지식 경험) 아침을 든든히 먹은 뒤 푸르공에 몸을 싣고 또 한참을 잤다(먹고 자고 본격 사육 여행). 얼마를 달렸을까? 작은 도시가 하나 등장했다. 한참 초원만 보고 오다 보니 이런 도시가 오히려 이국적으로 느껴졌다.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는데 여기도 주변을 온통 초원이 감싸고 있어서 정말 신선한 풍경이었다. 마트는 무척 컸다. 몽골은 대가족이 많이 사는 곳이라 그런 지 마트보다는 창고형 매장 같은 분위기였다. 텐트부터 아이스크림까지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곳이었다. 얼마나 없는 게 없냐면 한국 라면도 온갖 종류가 다 있고 과자나 초콜릿도 우리나라 제품이 엄청 많았다. 심지어 초코파이는 우리나라에 없는 맛도 있을 정도. 당연히 김치에 참치캔도 있었다. 아, 과일은 별로 없다. 추운 나라다 보니 아무래도 과일이 많.. 2023. 8. 22. 1-2. 도시락 먹고 갈래요? 해 뜰 녘 탁 트인 초원의 평화로운 풍경은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우리 일행은 뉴질랜드 여행을 하면서 만났는데(언젠가는 뉴질랜드 생활 이야기도 꼭 써야지...), 바깥 풍경을 보면서 동시에 여긴 정말 뉴질랜드 같다고 했다. 넓고 푸른 들판과 사람보다 많은 가축들이 노니는 모습이 비슷하게 느껴진 것 같다. 대신 몽골이 스케일이 훨씬 컸다. 하지만 감탄도 잠시. 짧은 비행시간에 잠이 충분하지 못했던 나는,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히 잠을 자서 체력을 충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차에 타자마자 필요하다고 생각한 몇 가지 물건을 백팩에 옮겨 두고 판초를 눈가리개 삼아 잠을 청했다. 생각보다 푸르공 좌석이 푹신했고 울란바토르 공항에서 나오는 길은 포장도 되어 있어서 자는데 불편함이 없었다(물론 이후에는.. 2023. 8. 20. 1-1. 드디어 몽골로 출발(몽골항공 후기 및 꿀팁) 발권 때까지만 해도 별생각을 못하고 그냥 토요일 출발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출발 전에 여행 일정을 정리하려다 항공권을 다시 보니 토요일은 토요일인데 오전 1시 45분 출발이었다. 즉, 금요일 밤에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는 뜻. 부랴부랴 며칠 전부터 짐을 싸두고 기내용 수화물은 미리 케이스까지 씌워 두었다. 짐이 많고 편한 옷을 입어야 해서 회사에 짐을 가져가거나 하지는 못하고, 짐을 모두 세팅해 둔 채로 출근하기로 했다. 조금 이르게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밥을 빨리 챙겨 먹고 공항버스를 잡아 탔다. 회사에서는 긴 부재기간을 대비해 많은 일을 정리해두어야 했는데, 퇴근하고도 부랴부랴 길을 나서야 하다니. 휴가를 가는데 출발 전부터 숨이 차도록 바빴다. 사계절 옷을 다 챙겨야 하고 게르에 부족한 게 많아 온갖 .. 2023. 8. 20. 프롤로그. 다분히 J적인 몽골 여행 준비 올여름휴가는 11박 13일의 몽골 여행이었다. 사실은 20년도에 가려고 마음먹었던 곳인데 갑작스러운 코로나 사태로 여행 계획이 취소된 뒤, 하늘길이 열리자마자 같이 가기로 했던 친구들과 함께 여행 준비를 시작했다. 몽골 여행은 일찍부터 준비할 게 꽤 많았는데, 나도 친구들도 모두 MBTI가 J라 준비성 하나는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았다. 다만 나는 회사에서 리프레시 휴가가 나오는 해라 휴가를 조금 더 길게 쓸 수 있어서 친구들과 떠나는 여행, 혼자 남아 하는 여행 2가지를 모두 즐기고 올 수 있었다. 그렇게 떠난 몽골은 감히 나의 인생 여행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마음에 쏙 드는 곳이었다. PART 1. 친구들과 함께하는 8박 9일 홉스골 투어 몽골은 국제운전면허증만 가지고는 운전을 할 수 없으며, 길이.. 2023. 8. 15. 이전 1 2 3 4 5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