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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여행인/방방곡곡 숙박여행

[문경 1박 2일 여행] 1-2. 저녁 먹고 숙소로,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나?

by 이냐니뇨 2022. 10. 10.

문경새재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제 3관문까지는 보지 못하고 제 2관문과 제 3관문 사이의 옛과거길에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렇게 트레킹을 마치고 나니 슬슬 발바닥도 아픈 것 같고 배도 고파졌다. 

 

 

주말이라 걱정했지만 5시 반쯤 가니 자리가 많이 있었던 새재할머니집으로 가서 고추장삼겹살정식 2인분과 더덕구이 단품을 시켜 먹었다. 쌀밥이 얼마나 달고 맛있는지! 몇 끼 굶은 사람처럼 허겁지겁 먹어댔다. 지금은 물가가 비싸서 상추 리필이 안된다고 써있는데, 상추도 꽤 넉넉하게 주셨고 다른 밑반찬도 너무 맛있어서 밥 한공기를 순식간에 비웠다. 더덕구이는 미리 만들어 놓은 걸 데워 주시는지 좀 차가웠다. 그러거나 말거나 맛있게 먹기는 했다.

 

 

산 아래라 그런지 밥을 먹고 나오니 날이 급격하게 추워졌다. 부랴부랴 스타벅스 문경새재점으로 가서 따뜻한 음료를 시켰다. 마루도 있고 기와도 얹은 예쁜 건물이었다. 곳곳에 한국화나 문경새재 사진도 결려 있었다. 아쉬운 건 마루공간이 크지 않고 이 지점 시그니처 음료같은 것도 없었다는 점. 마루는 2층 한 쪽에만 있는데, 내가 갔을 땐 한 테이블을 차지한 애기 2명이 온 마루를 휘젓고 다니고 있어서 도저히 앉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관리를 좀 해주시면 좋을텐데 아쉬움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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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가볼까 말까 고민했던 가나다라 브루어리의 맥주. 약을 먹느라 술을 먹을 수 없는 참이라 아쉽게도 브루어리를 일정에서 뺐는데, 문경새재 앞 상가 웬만한 곳에서 가나다라 브루어리의 맥주를 판다. 맥주를 좋아하는 나도 신이 나서 한 캔을 기념품으로 집어 왔다(1캔만 고르느라 애먹었다. 2캔 살걸 그랬나).

 

 

실컷 걷고 맛있게 배를 채운 뒤 따듯한 음료까지 먹었으니 몸이 노곤노곤해졌다. 이제 숙소로 가서 맥주 한 잔 하고(나는 콜라 한 잔) 따뜻한 물로 씻은 뒤 쉬다 자면 완벽한 하루가 될 것이었다. 하지만 이때 숙소를 예약한 친구가 사망 플래그를 찍었다. "왜 숙소에서 체크인 시간을 안물어보지?"

 

이상했지만 예약 요청 후 확정 알림을 받았으니 일단 주소를 찍고 숙소 앞으로 가보았다. 사실 책을 좋아하는 터라 책 보는 공간이 함께 있는 숙소에 기대감이 컸다. 사진으로 본 공간이 너무 예뻐서 꼭 가고 싶다는 마음으로, 예약이 안되어 있으면 가서 방을 잡으면 되지, 싶어 숙소를 찾아 가보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숙소 앞까지 갔는데 불빛 하나도 새어 나오지 않는 것이다. 뭔가 잘못됐다.

부랴부랴 숙소에 전화해보니 실수로 예약확정 버튼이 눌린 것 같다며, 이번 주는 스텝이 아무도 없으니 숙소를 이용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사방은 어둡고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데 뭘 어떡해야 하나, 이 캄캄한 밤이 내 미래였구나. 연신 미안하다며 숙소 사장님이 근처의 다른 숙소를 알려주셨지만, 연락을 해보니 이미 예약이 꽉 차있었다고 했다. 우리는 부랴부랴 검색을 시작했으나 이미 시간이 늦어서 당일 예약이 안되거나 이미 예약이 꽉 찬 숙소들 뿐이었다(아니면 모텔 뿐).

 

 

몸만 뉘일 수 있는 곳을 찾자고 마음 먹은 뒤 겨우겨우 펜션을 하나 찾았다. 아무리 봐도 원하던 분위기의 숙소는 아니었고 아주 옛스러운 이름과 인테리어의 숙소였지만, 차박을 할 뻔 했던 터라 따뜻한 숙소가 있는게 어디냐 싶었다. 사장님도 급하게 찾아 간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셨고 걱정과는 달리 내부는 깨끗했다. 드디어 잘 곳을 찾은 안도감과 한바탕 소동 때문에 방전된 우리는 TV를 잠시 보다 쓰러져 잠들어야 했다. 별 일이 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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