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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노르웨이 3대 트레킹 도장깨기

3-2. 오슬로에서 미술 교과서를 들여다 보다

by 이냐니뇨 2017. 8. 5.

재충전을 마친 후, 기대했던 뭉크의 작품을 만나기 위해 오슬로 국립 미술관으로 향했다.

아쉽게도 미술관은 보수 공사 중이라 외관을 제대로 볼 수는 없었는데, 영국의 내셔널 갤러리와 같이 큰 규모의 미술관을 기대했던 내게는 조금 실망스럽게 수수한 곳이었다.

 

 

그 때문인지 주말임에도 많이 붐비지 않아 금방 표를 사고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국립미술관 입장료 : 성인요금 100크로네, 학생요금 50크로네 / 오디오 가이드 별도)

 

생각보다 많은 작품이 있었고 시간 순서로 전시가 되어 있었는데, 실내는 북유럽답게 정갈하고 아기자기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각 방의 입구마다 숫자가 적혀 있어 차례대로 둘러볼 수 있게 배려를 해주었다.

 

 

재미있게 둘러 보았지만, 뭉크의 작품은 생각보다 많지 않고(유명한 어머니와 동생을 그린 작품과 절규는 있다), 그 곳에만 사람이 바글바글해서 제대로 감상할 수가 없어 실망스러웠다.

사람들이 많이 만져댔기 때문인지 절규에는 유리로 덮개를 씌워놓아 더욱이 자세히 보기가 어려웠다.

 

 

또 놀랐던 점은 피카소 작품이 있다는 것이었는데, 피카소의 작품이 왜 노르웨이에 전시되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음 일정은 비겔란 공원이었다.

지도 상으로는 나의 일정 중 오슬로 중앙역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라 트램을 탈 계획이었지만, 다녀보니 오슬로가 생각보다 훨씬 작은 도시였기에 비겔란 공원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유럽의 도시들은 철저한 도시계획으로 만들어진 도시라 지도를 보며 길을 찾기가 쉽다.

산책을 하는 마음으로 천천히 길을 걷는데 날씨가 엉망이었다.

비가 많이 내리다가 금새 다시 개었다가를 반복했고, 우산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비가 왔기 때문에 계속해서 우산을 접었다 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었다.

 

 

6월이면 여름의 시작이라 이번 여행에 선글라스를 2개나 챙겼던 터였고, 심지어 새로 산 선글라스를 들고 길을 나선 참이었는데 한 번도 쓸 일이 없고 비만 와서 오들오들 떨고 있어야 하다니 속상하기도 했다.

 

 

 

어느덧 비겔란 공원에 다다랐지만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씨에 벤치는 다 젖어있었고, 여유롭게 벤치에 앉아 쉬려고 했던 나의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다.

 

그래도 비겔란 공원은 아름다운 곳이었다.

많은 조각들이 다양한 형태로 서있었고, 입구의 다리에 있는 조각들은 주로 가족들의 모습이라 마음이 따뜻해졌다.

 

 

공원 뒤편에 있는 동그란 모양의 조각상은 우리나라 미술 교과서에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짐을 찾기 위해 숙소로 돌아가는 길은 트램을 타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정류장처럼 몇번 트램이 올 때까지 몇 분이나 남았는지가 나오는 편한 시스템이었다.

 

일정을 끝내고 트램을 타는 길.

티켓 기계가 잘 안찍혀서 당황했는데 잘생기고 착한 노르웨이 청년이 나서서 도와주는가 하면, 짐을 찾아 오슬로 역으로 가는 길에는 해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기사님께서 직접 내려 짐을 옮겨주시는 따뜻함에 흠뻑 취했다.

 

 

오슬로에서 나는 이렇게 따뜻한 기억만 잔뜩 머금고 본격적인 일정의 시작인 스타방에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오슬로,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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