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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노르웨이 3대 트레킹 도장깨기

8-2. 플람 호스텔 후기

by 이냐니뇨 2023. 1. 14.

노르웨이는 물가가 정말 비싸다. 비싸도 너무 비싸서 시골에 있는 허름한 숙소도 20만원대면 감사할 정도. 그런 노르웨이에서는 최대한 에어비앤비와 호스텔을 이용하려고 노력했다. 호스텔은 시설이 아주 훌륭하다고 하긴 어렵고 약간 낡은 감이 있다. 그렇지만 꼭 필요한 것만 갖춰 놓고 손님을 맞는데, 어디를 가든 CG 같은 바깥 풍경이 펼쳐져 있다.

 

그런 노르웨이 호스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플람 호스텔. 플람은 세계에서 가장 예쁘다는 기찻길도 있고 근처에서 크루즈를 타고 송네 피오르드를 볼 수도 있다. 무엇보다 노르웨이의 주요 도시인 오슬로와 베르겐 사이에 있어서 많은 관광객이 들렀다 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인지 호스텔도 아주 잘 되어 있는데, 캠핑장과 호스텔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가족단위로 여행도 많이 하는 모양이다. 성수기인 여름(6~8월) 동안은 정말 예약하기가 힘드니 2달 전부터 열심히 자리를 물색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긴 하다.

 

 

플람 선착장과 숙소로 가는 길. 마을 자체가 예쁘다.

 

 

플람 선착장에서 내리면 도보로 갈 수 있는 거리에 호스텔이 있다. 넓은 부지에 동화처럼 초록초록한,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나오는 호빗골처럼 보이는 작은 빌리지가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뒤에 폭포수가 흐르는 커다란 산이 감싸고 있고, 그 앞에 나무들과 나무색 건물이 있는 그 풍경은 다른 불편함을 모두 감수할 만큼 귀엽고 사랑스럽다. 넓은 부지에서 산책만 해도 오전 시간을 즐겁게 채울 수 있으니 플람 호스텔에 묵을 계획이 있다면, 숙소에 있을 시간을 길게 잡거나 적어도 2박은 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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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곳은 플람 유스호스텔. 입구와 방에서 보이는 바깥 풍경.
플람 호스텔의 앞마당. 한 쪽에는 캠핑장이 있고 반대편에는 호스텔 건물이 있다.
객실에서 보이는 창 밖 풍경과 공용 주방의 장가.

 

 

나는 저렴하게 남은 방이 없어서 1인실을 쓰게 됐는데, 그냥 군더더기 없고 장식도 없는 작은 방 하나였다. 흰 벽에 창 하나. 창을 덮을 수 있는 붉은 나뭇빛 커튼에 작은 화장실 하나. 드라이기도 오래된 작고 시끄러운 게 하나 있었다. 그날 비가 오다 말다 해서 양말이 젖었는데, 플람에서는 딱 1박만 하기로 해서 짐에 냄새가 나지 않게 하려고 양말을 말리려고 했었다. 그런데 그 수증기에 화재경보가 울리고 말았다. 처음에는 내가 원인인 지도 몰랐는데, 관리인이 와서는 "101호!!!"라며 내가 묵던 방 호수를 외쳐서 깨달았다. 아, 나였구나. 건물이 온통 나무이다 보니 화재경보 장치가 아주 잘 되어 있으니 주의할 것! 다들 경보기 울리는 소리를 듣고 건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통에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해야 했다.

 

 

대신 플람이 시골 마을이라 주변에 먹을 게 많지는 않다. 노르웨이는 현지인에도 비싼 물가여서 외식문화가 크게 발달한 나라도 아니다. 다들 집에서 저녁을 먹고 모여서 술을 마시자고 하는 나라이니 말 다 했다. 가능하면 주변에서 식료품을 사다가, 아니면 한국에서 라면이라도 가지고 가서 식사를 차려 먹기를 추천한다. 풍경이 너무 예뻐서 식탁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일주일 동안의 일정, 그리고 3번의 트레킹으로 조금 지쳐있던 나는 잠깐 식당에 앉아 창 밖을 보고 있는 시간 만으로도 너무 행복했다고, 그 당시 일기에 적어 두기도 했다.

공용주방이 아주 깔끔하고 널찍하게 잘 되어 있기도 하다. 나는 이런 나라에 가면 작은 통에 소금이랑 올리브유 정도는 덜어 가는데, 이렇게 가지고 가면 아주 유용하게 쓰인다(해외 숙소에 코팅팬이 있는 경우는 아직 못 봤다. 스테인리스 팬이 많아서 음식을 그냥 볶으면 잘 눌어 붙는다). 소금은 작은 통에도 파니까 기념품 삼아 사면 되는데, 기름은 의외로 없는 곳도 많고 주로 큰 병에 담아서 파니까 물약병 같은 곳에 담아가시라. 그러면 플람을 200% 즐길 수 있다.

 

 

숙소 정보 복습!

  • 플람 유스호스텔 Nedre Brekkevegen 12, Flåm /  +47 94032681
    호스텔 및 캠핑 사이트 모두 예약 가능
  • 당시 가격(1인실, 1박) : 920 NOK
  • 온라인 예약 가능, 공식 노르웨이 관광청 홈페이지에서 예약 가능(그외 온라인 예약 사이트에서도 가능) https://www.visitnorway.com/listings/fl%C3%A5m-camping-%26-hostel/4193/
 

Flåm Camping & Hostel

At the end of the Sognefjord you will find Flåm Camping and Youth Hostel surrounded by the World Heritage Listed fjord landscape of Norway.

www.visitnorw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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