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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인/노르웨이 3대 트레킹 도장깨기

7-2. 겨울왕국 아렌델의 도시

by 이냐니뇨 2022. 11. 8.

베르겐은 겨울왕국의 배경이 된 것으로 유명하다. 노르웨이 어디를 가나 겨울왕국의 모습이 떠오르곤 하지만, 베르겐은 아렌델 그 자체였다. 날이 슬슬 개면서 도시의 색이 더 뚜렷해졌고, 덕분에 더 예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점심을 먹고 여독을 풀기 위해 숙소에서 조금 더 쉬다가 밝아지는 하늘을 보고는 서둘러 길을 나섰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예쁜 도시 같았기 때문이다.

 

길가에 핀 꽃도 너무 예쁜 곳.

 

 

겨울왕국의 모습을 찾아 방문한 곳은 브뤼겐(Bryggen) 역사 지구. 옛날에 무역을 하던 주된 항구도시였다고 하는데 전통 방식의 목조 건물이 늘어서 있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바다를 바라보고 목조건물들이 알록달록하게 늘어서 있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

 

늘어서 있는 건물들은 카페나 펍, 기념품샵 등으로 쓰이고 있다. 그동안 노르웨이 여행을 하면서 흔히 볼 수 없던 단체 관광객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한국인, 중국인도 많이 보여서 시끌벅적했는데 그런 광경도 오랜만에 보니 활기차게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 앉아서 커피든 맥주든 한 잔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노르웨이 물가가 워낙 살인적이라 선뜻 용기가 나지는 않았다.

 

 

아렌델의 모습을 간직한 브뤼겐 지구.

 

 

브뤼겐 지구 끝으로 가면 옛날에 요새로 쓰였다는 베르겐후스 요새(Bergenhus Fortress)가 있다. 지금은 요새라기보다는 공원처럼 느껴지는 예쁜 곳이었다. 여행을 하다 보면 전망 좋은 예쁜 곳들은 주로 요새로 쓰이는 것 같다. 멀리까지 볼 수 있는 높은 곳이어야만 적들이 쳐들어오고 있는지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쁘다고 편하게 보는 장소들이 늘 그런 전쟁의 역사를 품고 있다는 게 묘하게 느껴진다. 내가 마냥 즐겁고 여유롭게 바라보는 풍경을 감시의 대상으로 보는 그 옛날 병사들은 어떤 기분으로 이 바다를 바라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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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평화로운 아렌델의 풍경을 보면서 마음의 여유도 갖고 여행의 컨디션도 정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요 며칠 간 트레킹 일정만 생각하며 조금은 치열한 여행을 해왔기 때문이다. 산속에 있다가 대도시의 문명을 만난 것 같은 기분도 들어서 더 즐겁게 돌아다닐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모든 곳은 별도의 입장료를 내지 않고 둘러볼 수 있으니 베르겐에 가면 꼭 한 번 들러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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