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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바위3

4-3. 끝까지 쉽지 않던 계란바위, 그 끝의 개운함 이제 날씨는 완벽하게 개었고 빙하에서 내려온 파아란 물빛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그러나 계란바위를 한없이 바라보며 든든히 배까지 채우고 앉아 있으려니, 산의 높이가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움직이지 않고 앉아있으려니 너무 추웠던 것. 이 산은 끝까지 내게 여유로움을 쉬이 내주지 않는다. 산행 초보자인 나와 동행은 모두 제대로 된 준비물을 갖추고 있지 않았다. 장비는 뭐가 필요한지 찾아보면 나오지만,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하우가 없었으므로 산 위가 얼마나 추운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조금 더 풍경을 감상하고 싶었지마느, 너무 추워 오래 앉아 있을 수 없던 우리는 결국 서둘러 하산을 하기로 했다. 내려오는 길도 만만치 않았지만 날이 개어 풍경도 훨씬 아름다웠다. 언제까지 올라가야 할지 막막하던 올라가는 길에 .. 2017. 9. 21.
4-2. 고소공포증 여행자의 계란바위 정복기(2) 얼마나 갔을까? 급격한 경사로는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다른 여행자들의 후기를 보면, 초반 급 경사로만 바짝 힘들고 그 길을 견디고 나면 수월하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이를 악물고 버텨보려 했지만 초보 하이커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얼마 가지 않아 팔이 부들부들 떨리고 겨우 구한 동행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 눈 앞에 드넓은 돌산이 펼쳐져 있는데도 그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틈은 없었다. (이미지 출처 : http://www.travelhackergirl.com/kjerag-hike/) 손을 놓고 쉬고 싶었지만 아침에 비가 온 터라 바위가 미끄러웠다. 등산화를 신고도 발이 미끄러지는 걸 보니 쉬는건 이미 글렀다. 백만번쯤 포기할지 말지를 고민했지만 어쨌든 여기까지 왔으니 마음을 다잡기로 했다.. 2017. 9. 3.
4-1. 고소공포증 여행자의 계란바위 정복기(1) 전날 저녁, 스타방에르에 도착한 나는 잔뜩 떨리는 마음으로 짐을 풀었다. 등산 장갑이나 등산 스틱, 등산화는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처음으로 가져본 것들이었다. 드디어 이것들을 써볼 생각을 하니 설레기도 했지만 또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한국에서 제대로 된 등산을 해본 적이 없으니 가방을 어떻게 싸야 할 지도 감이 잘 오지 않아 몇 번이고 가방을 쌌다 풀었다 했다. 날이 밝은 아침. 날이 무척 밝아 기대했는데 그건 해가 일찍 떴기 때문일 뿐이었고 밖에는 비가 오고 있었다. 보슬비라고 하기에는 빗줄기가 굵었고 그마저도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궂은 날씨에도 쉐락볼튼에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은 잔뜩 있었다. 전날에 버스 예약을 해도 될 정도로 자리가 여유로울거라고 하기에.. 2017. 8.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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