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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여행인/갓생 당일치기

[영주 당일치기 여행] 익스트림 스포츠가 있는 영주 무섬마을

by 이냐니뇨 2024. 5. 31.

영주에 간 이유는 단 하나, 엄마가 언젠가 방송에서 보고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무섬마을에 가기 위한 것이었다. 옛날에 쓰던 외나무다리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마을 입구가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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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다리를 건너 무섬마을에 들어가고 싶다면, 무섬마을 관광안내소를 찍고 가면 안 되고(그럼 그냥 차가 다닐 수 있는 다리로 안내한다.) 외나무다리 입구 쪽 주차장으로 가야 한다. 허허벌판 같은 곳이라 근처 공중화장실 쪽 주소를 찍고 가면 주차공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는 사실 잘 모르고 갔기 때문에 무섬마을을 찍고 가다가 중간부터 표지판을 보고 감으로 가서 찾았다.

 

 

🚩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찾아가는 법

  1. "무섬외나무다리입구2" 검색

  2. 또는 "경북 영주시 문수면 탄산리 766"으로 검색

 

위성뷰로 본 무섬마을 외나무다리. 이게 보이다니 신기하네.

 

 

조금 더운 듯한 5월 초 주말의 날씨. 그래도 날이 맑고 쨍한 덕분에 파아란 하늘 아래 놓인 초록초록한 나무들과 또다시 파란 물길, 그리고 아기자기한 마을의 모습이 내 맘을 설레게 만들었다. 그리고 눈 앞에 펼쳐진 외나무 다리는 생각보다 훨씬 생경하고 예쁜 모습이었다.

 

 

 

 

물을 무서워하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나에게 저 외나무다리는 난이도 최상의 미션이었다. 생생한 현장감을 간직하기 위해 사진이든 영상이든 찍고 싶었지만 나는 걸어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나마 손에 쥐었던 폰마저 가방 속에 다시 집어넣을 정도.

 

난간도 없고 아무런 안전 장치가 없지만 사실 외나무다리는 거기서 떨어져도 전혀 위험하지 않을 낮은 높이의 다리이고, 그 아래 흐르는 물에 빠져도 옷을 다 적시지 않을 수도 있을 정도의 얕은 깊이이다. 아이들도 씩씩하게 잘 걷기도 하는데 한번씩 다리 위에서 나처럼 두려움에 떠는 사람을 만나면 왠지 전우애 같은 것이 느껴져서 즐거웠다.

 

 

이것도 강이라고 폭이 꽤 넓어서 갈 길이 멀었다. 그리고 폭이 좁은 통나무 다리에서 발을 헛디디지 않고 걷기 위해 아래를 보며 걷다 보니, 물이 가장 깊은 부분에서는 눈이 아른아른해져서 더 무서웠다. 익스트림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 나와 달리, 대문자 T인 우리 엄마는 씩씩하게 앞서 걸어갔다. "앞에 보면서 가면 하나도 안 무서워."라는 엄마의 전매 특허 명대사를 날리며.

 

 

 

 

중간중간 쉬어 가느라 건너는 데 10분은 걸린 것 같다. 드디어 모래사장이 보이고 저 앞에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가 보였다. 강둑을 따라 산책로가 마을을 둘러싸고 있고 그 뒤에 보자기에 쌓인 것처럼 소중히 감춰져 있는 마을이 나타난다.

 

무섬마을도 안동 하회마을처럼 굽이치는 강이 감싸고 있는데, 조금 더 아기자기하고 규모가 작다. 집의 규모가 작고 서로 더 가까이 붙어있는 느낌. 기와집 뿐 아니라 초가집이 섞여 있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하회마을보다 덜 정돈된 느낌이었다. 아마 재정비 공사를 하고 있는 곳이 많아서 그렇게 느낀 것 같다.

 

 

 

 

 

마을 한쪽에 정자가 있어 거기에서 잠시 쉬기도 했다. 마을 안쪽엔 배추전이랑 청국장 같은 걸 파는 식당도 있고, 식혜나 전통차를 파는 소박한 카페도 있었다(카페는 슬쩍 보니 가격이 아주 싼 편은 아니었지만, 시골 관광지 카페는 어쩔 수 없지). 사람들이 살면서 보존된 한옥도 있고 민박집도 몇 개 보였다.

 

우리는 마을을 둘러보다가, 주택가에는 그늘이 없어서 정자에 앉아 잠시 쉬어가기도 했다.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기와지붕들이 예뻤다.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저런 곳을 찾아 다리를 만들고 옹기종기 집을 지어 살 생각을 했을까? 아침에 본 서원도 그렇고, 이곳 무섬마을도 그렇고.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시작해 터전을 일구었을 사람들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걷다 보니 귀여운 고양이도 있고 정말 오랜만에 본 장독대도 있었다. 정겨운 느낌이 드는 귀여운 마을. 저 장독대에 고추장이나 청국장을 담가 판매하는 것 같았다. 하나 사가고 싶었는데 기차를 타고 돌아가는 길에 냄새가 날까봐 차마 살 순 없었다. 나는 여행 기념품으로 소스류를 사는 것을 좋아하는데, 아무것도 사갈 수 없다니 못내 아쉽다.

 

 

 

 

알차게 돌아본 뒤, 돌아오는 길. 외나무 다리를 또 건너긴 무서워 이번에는 차가 다닐 수 있는 다리로 가기로 한다. 강 건너편에는 길다란 데크가 강을 따라 있어서 강변을 산책하기에도 너무 좋았다. 나무가 우거진 숲길로 걸어가니 그늘 아래가 선선해서 기분이 좋았다. 오늘은 날씨도 잘 따라주는 날이다. 길을 건너와 주차장 앞에 있는 정자(또 ㅋㅋ)에서 엄마가 싸온 과일을 먹으며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여유를 한껏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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