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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르힝차강호수4

6-1. 많은 돌들의 계곡(촐로트 계곡) 캠프의 조명이 너무 밝아 별을 찍기 힘들던 어제의 캠프. 24시간 샤워실을 운영하는 건 좋은데 그런 곳은 소등도 안 해서 이런 부작용이 있다. 덕분에 별 사진을 찍기 힘들어 미련 없이 잠을 청했다. 그러나 자기 전엔 게르를 최대한 덥히느라 난로를 세게 떼서 잠들기가 힘들었고, 불이 평소보다 일찍 꺼진 호숫가에서의 아침은 역대급으로 추웠다. 자기 전엔 침낭으로 열기를 막아보겠다고 바리케이드처럼 준비해 두고 잤고, 새벽에는 추위에 잠에서 깬 뒤 옆에 놓인 침낭을 돌돌 말고 잠을 청했다. 잠결에 침낭의 바깥쪽(바스락거리는 면, 안쪽은 극세사 같은 재질이라 더 따듯하다.)을 몸에 닿게 하고 자는 바람에 다시 한번 벌벌 떨어야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목이 칼칼해지고 몸이 부은 것 같았지만.. 2023. 9. 13.
5-3. 따로 또 같이 신나게 보드게임을 하고 나서 비는 그쳐가고 있었지만 친구들은 낮잠으로 체력을 충전하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짐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와 캠프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잠은 차에서 자면 된다는 주의라 낮잠은 필요 없는 체력왕. 캠프 옆 언덕 꼭대기에 소욤보(몽골 국기)가 꽂힌 커다란 어워가 있는 걸 봤었다. 매일같이 몇 시간씩 차를 타고 좁은 게르에서 잠을 청했더니 몸이 찌뿌둥해지기도 했따. 가까이 가보니 오를만 하다고 생각해서 충동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막상 발을 디디고 나니 슬리퍼를 신고는 미끄러질 것 같아 걱정스러워서 발에 힘을 꼭 주고 걸어야 했다. 좀 위험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무엇보다 몽골은 어디든 들판에 가축들의 똥이 널려 있는데(때에 따라서는 사람 똥도 있는 곳도 있겠지..) 슬리퍼를 신.. 2023. 9. 12.
5-2. 물 만난 여행기(테르힝 차강 호수) 일찌감치 쉬려던 계획과는 달리 오후 2시쯤이 되어서야 오늘의 캠프(Maikhan Tologoi)에 도착했다. 푸르공을 타고 다니면서는 예상 시간을 지킨 적이 없는 것 같다. 2시가 다 되어 점심을 먹는 일은 일상이었다. 이렇게 여행을 하다 보니 몽골 사람들에게 철저한 시간 개념이 없다는 말이 절절히 와닿았다. 어느덧 시계조차 잘 보지 않게 되기도 했고 잘 놀고 돌아오는 길이라 늦어진 데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다. 다만 트레킹을 하고 난 뒤에 시간이 늦어지다 보니 배가 몹시 고팠다. 이번 캠프는 호숫가 바로 앞에 있어 뷰가 아주 좋았고 게르도 널찍하고 깔끔했다(물가라 날파리는 많았다). 홉스골에서는 캠프가 더 크고 우리 게르가 안쪽에 있어서 숙소에서 호수가 보이지는 않았는데, 여기서는 호숫가에 있는 게르를 .. 2023. 9. 9.
5-1. 초원과 화장실의 상관관계 또다시 이른 아침에 일어났다. 여행지에서 해가 뜨고 지는 것을 좋아하는 나라서 조금 더 빨리 일어나 해가 뜨기를 기다려 봤다.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라 해는 조금 늦게 나타났다. 게르 위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다. 해가 떠오르고 짐을 정리한 뒤 아침을 먹으러 나왔다. 아침으로 따뜻한 우유와 그래놀라, 달지 않은 빵과 잼이 나왔다. 잼도 많이 달지 않고 오히려 상큼해서 아침으로 먹기 부담스럽지 않았다. 으름(Urum)이라고 불리는 몽골식 버터도 매끼 나왔는데 흔히 먹는 버터보다 담백하고 덜 기름진데다 간이 없어서 많이 먹어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바르면 스프레드 버터처럼 좀더 부드러운 느낌이었는데,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운 맛이 잼과 잘 어울렸다. 몽골의 땅은 쌀을 키우기엔 너무 추워서 .. 2023.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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