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노르웨이 3대 트레킹 도장깨기

7-3. 베르겐이 한 눈에 보이는 플뢰엔산과 미스터 리 라면

이냐니뇨 2022. 11. 11. 14:45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춰 플뢰엔 산(Mount Fløien) 전망대에 가고 싶었지만, 여름철 노르웨이는 해가 정말 늦게 진다. 저녁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오후 6시쯤, 등산열차 푸니쿨라를 타고 플뢰엔 산에 오르기로 했다. 꽤 높은 산 위로 오르는 작은 열차인데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하니 놀랍기도 하고 조금 걱정스럽기도 했다(당연히 안전했다). 옛날에 만든 열차라서 그런지 경사도 매우 가팔라서, 고소공포증을 가진 나로서는 올라가는 길이 꽤 무서웠다. 정상까지 올라가는 데에 5분이 조금 넘게 걸린다.



산 위에서 본 노르웨이는 정말 아름다웠다. 주변에 바다를 끼고 있는 항구도시라 저 멀리 북해도 펼쳐져 있고 아기자기한 베르겐의 건물들이 귀엽게 보였다. 지도를 보면 베르겐은 바다 위로 반도처럼 튀어나왔는데, 그 경계가 깔끔한 게 아니고 들쑥날쑥하다. 그래서 그런지 단순하게 육지와 바다의 경계가 그어진 것이 아니고 더 풍경이 다이내믹하게 보여서 새로웠다. 해 질 녘에 볼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노르웨이에서는 물가가 너무 비싼데 비해 엄청나게 유명한 먹거리도 보이지 않아서 대부분의 식사를 직접 해먹거나 마트에서 파는 조리식품으로 해결했다. 작은 연어 스테이크가 포함된 어시장(레스토랑도 아니고) 연어 플래터 세트가 약 400 크로네였던 데 반해 마트에 있는 연어를 비롯한 식재료는 한국에서보다 저렴했기 때문이다. 일정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도 근처 마트에 들러 장을 봐서 돌아갔다. 이 날은 연어 초밥을 사 왔고, 또 미스터 리(Mr.Lee) 라면을 사 왔다.

노르웨이에서 유명한 음식을 검색하다가 알게 된 것이 바로 미스터 리 라면. 해외에서 한식을 잘 사 먹지 않는 나지만, 한국인이 만들었고 판매 1위가 된 라면이라고 하니 그 맛이 아주 궁금했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없이 노르웨이에 이주했으나 몇 차례 도전 끝에 라면 사업에 성공했다는 노르웨이 라면왕. 아시안 마트도 아니고 일반 대형마트에 한국인이 만든 라면이 잔뜩 진열되어 있는 것을 보니 자랑스러운 마음도 들었다. 미스터 리 라면은 치킨 맛과 고기 맛 2가지가 있다. 치킨 맛은 담백한 맛이고, 고기 맛은 매콤한 맛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먹어보기 힘든 것을 먹어보고 싶어 담백한 치킨 맛을 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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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마트에서 사 온 초밥에는 와사비가 없었다. 초밥 쪼렙이라 아직 와사비의 매력을 잘 몰랐기 때문에 간 잘 된 밥에 생선만으로도 맛있게 먹었다. 미스터 리 라면도 기대 이상이었다. 한국인 입맛보다는 노르웨이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만든 라면이라고 해서, 자칫 밋밋할까 걱정했는데 치킨 누들 수프 같기도 하고 짭짤하고 고소한 게 맛이 좋았다. 그날 저녁은 부른 배를 두드리며 겨울왕국을 다시 보며 쉬었다. 어느덧 노르웨이에서의 일정도 마지막을 향해 가고 있었다.

가격 정보

플뢰엔 산 전망대 등산열차 왕복 티켓 NOK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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